우는 아이는 질색이다.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야 하는지, 그냥 지나가야 하는지, 어설프게 어깨라도 두드려 줘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으니까. 물론 꼭 아이 한정은 아니지만 일단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건 아이였다. 지나치라면 지나칠 수 있는 거리였다. 한참 멀리서 울고 있는 어린 아이. 일면식도 없고, 위로해 주는 방법도 모른다. 그렇다면 지나치는 게 서로에게 좋겠지. 하지만 한참을 그러지 못 하고 있었다. 처음 보는 어린 모습임에도 몰라볼 수 없는 새파란 눈이다. ...지금은 울고 있었다. 사실 우는 것인지 아닌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. 연인이 우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 했고, 지금은 태영의 꿈이었으니까. 천천히 몇 발짝을 떼었다. 느리게 바닥에 끌리는 운동화 소리에 아이가 말끄러미 쳐다본다. 그 표정은, 틀림 없는 연인이다. 묘한 기시감에 얼굴을 찌푸렸다가도 멈추지 않고 다가간다. 그리곤 한 발자국 쯤 남은 거리에서 아이의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. 이젠 작았던 아이의 머리가 더 높이 있다. "...왜 혼자 질질 짜고 있냐?" 아이를 마주보지도 않은 채, 입에서 나온 것은 여지없이 퉁명스러운 말이다. 아이는 여전히 젖은 눈이다. 대답을 바란 물음이 아니란 걸 아는지 대꾸는 없었다. "빨리 일어나. 그러면 내가 있으니까." 자는 것은 자신이고, 이 곳은 본인의 꿈인데. 어쩌면 옆의 어린 연인보다도 더 미성숙한 문장이었지만 굳이 정정하지는 않았다. 그런 걸 꿈에서까지 생각하기엔 피곤했고, 곁눈질로 쳐다본 아이가 웃고 있는 것도 같았기에. 아이의 눈이 젖다 못해 번진 것처럼, 아직 하늘이 파란 시간에 눈을 떴을 땐 외려 앞에 보이는 다 큰 연인의 모습이 낯설 지경이었다. 허리에 두르고 있던 팔을 당겨 안았다. 당연하게도 연인은 울고 있지 않았다. 하지만 파랗게 물든 연인의 얼굴은 왠지 태영이 다시 잠들면 홀로 울고 있을 것 같았다. 정새벽도 울었던 적이, 울고 싶을 때가 있겠지. 내가 몰랐던 곳에서, 또 내가 모르는 곳에서. "멀리서 울지 마..." 오히려 꿈보다 더 잠꼬대같은 말을 덧붙인다. 서로가 맨정신이라면 민망해서 면전에서는 하지 못 할 말이다. 그래도 연인이 들었다면, 그 때는 잠꼬대라고 생각하면 좋겠다. 그런 생각을 하며 연인을 더 세게 고쳐안았다. 혹여나 자신이 잠든 사이 홀로 울어도 외롭지 않도록. |